주님의 제자로 키운다는 것
사도 바울은 “나의 자녀 여러분, 나는 여러분 속에 그리스도의 형상이 이루어지기까지 다시 해산의 고통을 겪습니다.”(갈 4:19)라고 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믿는 사람들을 마치 자신의 자녀인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빌립보서 4:9에서는 “그리고 여러분은 나에게서 배운 것과 받은 것과 듣고 본 것들을 실천하십시오, 그리하면 평화의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실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을 스승으로 빌립보 성도들을 제자로 여기며, 이들을 자기의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주님을 닮으라고 해 놓고는 자신을 본받으라고 말하는 모순처럼 보이는 사도 바울의 모습을 이렇게 이해하면 좋습니다. 부모가 어린아이를 키울 때에는 내 자식으로 키웁니다. 마치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될 것처럼, 어린아이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지고, 심지어 부모의 모든 것을 심어주려고 합니다. 사리분별이 안되어 매우 의존적인 어린아이들에게는 그렇게 하는것이 정상입니다. 그러나 어린아이가 성장해감에 따라 점차 부모로부터 독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결혼을 하게 되면 부모를 떠나 그들의 가정을 이끌어가게 됩니다.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사역이 이와 같습니다. 예수님을 갓 믿고 영적으로 어린 사람은 ‘내 사람’이 되어야 제대로 가르칠 수 있습니다. “나에게서 배운 것과 받은 것과 듣고 본 것들을 실천”하려면 ‘내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다가 영적으로 성장하여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감에 따라 점점 독립을 하게 되고, 나중에는 ‘내 사람’을 벗어나 ‘나의 동역자’로서 함께 ‘주님의 일꾼’이 되는 것입니다.
영적으로 어릴 때에는 ‘내 사람’이 되지 아니하면 제대로 가르칠 수가 없고, 예수님의 제자로 성장시키기가 어렵습니다. 한편 영적으로 성숙했는데도 여전히 ‘내 사람’으로 붙들고 있으면, 권위주의에 빠지게 되거나 자신의 왕국을 이루게 됩니다. 영적으로 어릴 때에는 ‘내 사람’이었다가, 영적으로 성숙해감에 따라 ‘주님의 일꾼’으로서 함께 ‘동역자’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자주 서로 오해를 하거나 혼란을 겪습니다. 인간적으로 서운한 것입니다. 마치 장가 간 아들이 자기 아내와 아이들만 챙기고 부모를 잊은 듯한 서운한 감정, 시집 간 딸이 자기 남편과 아이들만 챙기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 결혼한 아들이나 딸도 부모님이 전처럼 잔정을 주지 않는 것 같은 서운함,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영적으로 어릴 때에는 ‘내 사람’으로 키우십시오. 하지만 영적으로 성장해감에 따라 함께 주님의 일꾼 된 동역자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 가정교회 한국사역원장 이경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