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용납하여 주고, 서로 용서하여 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과 같이,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 약 20년 전 다은 사모가 저희와 상의도 없이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왔습니다. 그 종의 강아지 중에서는 두 배 가까이 컸고, 길쭉해서 귀엽지도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아내는 강아지를 싫어했습니다. 털 날리는 것이 싫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택해야 했습니다. 받아드리든지, 파양을 하든지. 그런데 파양을 하면 이 강아지는 갈 곳이 없습니다. 너무 크고 못생겨서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받아드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받아드린 다는 것에는 많은 것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첫째는 책임지는 것입니다. 많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많은 병원비가 들었습니다. 예방 백신도 맞아야 하고, 아파서 입원도 했고, 음식에 욕심이 많이 삼키다가 목에 걸려 내시경으로 빼내야 했습니다. 둘째는 매이는 것입니다. 멀미를 심하게 해서 어디를 함께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하루라도 집을 비워야 할 때는 강아지 호텔에 맡겨야 했습니다.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밥 주고 물주고 해야 해서 하루도 맘 편하게 오래 있을 수도 없습니다. 제일 큰 것은 용서하는 것입니다.조금만 틈이 나면 집을 뛰쳐나갔습니다. 뛰다가 차에 치일 번하기를 수없이 하고, 집안을 수없이 난장판을 만듭니다. 손님 대접하려던 음식에 먼저 손대고, 쇼파를 박박 긁어 놓고, 벽에 똥칠하고, 하지만 받아드렸기에 용서해야하고 책임져야 합니다.
예수님은 12제자를 선택하셨습니다. 그들을 받아 드린 것입니다.“유월절 전에 예수께서는, 자기가 이 세상을 떠나서 아버지께로 가야 할 때가 된 것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의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다.”(요 13;1)
-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 후 허리에 수건을 두르셨습니다.그리고 대야에 물을 떠놓으시고,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습니다. 발을 씻는 것은 종들 중에서도 가장 서열이 낮은 종이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은 제자들의 스승이요, 구주이시면서도 무릎을 꿇으셨습니다. 무엇보다 잠시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셨습니다. 가룟 유다는 은 삼십에 주님을 제사장들에게 팔 것이고, 수제자라 일컫는 베드로는 세 번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 할 것이고, 다른 제자들은 군병들의 칼날이 두려워 다 도망할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은 이 모든 것을 다 아시고도 이들의 발을 남김없이 씻어주시며, 이미 용서하셨습니다. 왜냐하면 받아드리기로 결정한 순간 책임지는 것, 끝까지 사랑하고, 매이는 것이 성도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그래야 합니다. 도망갈 것인가, 싸울 것인가, 용서할 것인가? 날마다 선택 앞에 섭니다. 하지만 우리는 용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