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뒤로 물러가라
3년간의 공적 사역의 끝 무렵, 제자들을 향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예수님의 물음에 베드로는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참 훌륭한 신앙고백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많이 기뻐하셨고, 행복해하셨습니다. 그래서 베드로를 칭찬하셨습니다. "시몬 바요나야, 너는 복이 있다. 너에게 이것을 알려 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시다. 나도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다. 나는 이 반석 위에다가 내 교회를 세우겠다. 죽음의 문들이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마 16:17-18).” 베드로의 신앙고백이 하나님의 계시의 은혜로 된 것이니 정말 복을 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인자가 반드시 많은 고난과 죽임을 당해야 한다고 말씀하시자 베드로는 예수님을 바싹 잡아당기고 항의했다고 했습니다. 절대로 그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베드로를 비롯해, 유대인이 생각하는 그리스도는 고난이 없습니다. 하물며 죽음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백마 탄 왕자처럼 나타나서 이스라엘 민족의 원수들을 제압하고, 곳곳에 흩어진 모든 이스라엘 백성이 예루살렘에 모이고, 그리스도가 이스라엘 민족의 왕으로 등극함으로 이스라엘이 모든 민족의 중심에 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꾸짖으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하나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막 8:33).”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말씀이 있습니다. “내 뒤로 물러가라”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갈릴리 바닷가에서 베드로를 처음 만나셨을 때 예수님은 “나를 따라오라. (막 1:17)”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따라오너라’라는 말과 ‘내 뒤로 물러가라’라는 말은 같은 말입니다. ‘오피소 모우’라는 그리스 말을 각각 다르게 번역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곧 뒤로 물러가는 것입니다. 뒤로 물러가지 않고서 어떻게 따를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은 마땅히 예수님의 뒤로 물러가야 합니다. 이것을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예수님보다 앞에 서서 나대는 사람은 제자가 아니라 사탄의 동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