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 연말연시 보내기
2024년이 이틀 남았습니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을 이루기 위해 올 한 해도 열심히 달려오셨을 줄 압니다. 오늘은 토미 테니가 지은 “갈망하는 자의 기도”(두란노)에 나오는 비움에 대한 부분을 함께 생각하며, 연말연시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나누고자 합니다.
미국인들은 매년 평균 9백만 단어를 말한다고 하는데 그중 5백만 단어는 ‘나’라는 단어라고 합니다. 충격적입니다. 우리는 이기적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이나 다른 사람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나 자신만이 부각 되기를 원하는 마음이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을 차지하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실, 인간을 타락시키려는 사탄의 첫 시도는 만유의 창조주로부터 독립한다는 교만에 기초했습니다.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복 주시고 힘주시지 않는 한 우리는 단 한 번도 숨 쉴 수 없고 단 한 가지도 생각할 수 없으며 단 한 푼도 벌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 이하는 모두 거만이요 반항입니다. 반항의 뿌리는 내 기준으로 ‘커지려는’ 욕망에 있습니다. 인간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독립심과 반항심에 대한 하나님의 처리법과 치료법은 포기의 훈련입니다.
주님이 우리의 삶에 거룩한 것들을 더 많이 심어 주시기, 원한다면 그분이 주시지 않은 것을 모두 비워야 합니다. 손에 불량 식품을 잔뜩 쥐고, 마음에는 시시한 것들을 가득 품고 하나님의 잔치에 참여합니다. 그리고서는 그분이 최선의 것으로 복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아닙니다. 쾌락, 불신, 교만, 불법, 성공, 하나님께서 주시지 않은 것은 우리들의 삶에서 모조리 비워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받을 기름의 양은 비움으로만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빈 그릇 보이기를 겁내지 마십시오. 빈 그릇의 가치를 알고 싶다면 열왕기 하 4장에 등장하는 과부 이야기를 읽어보십시오. 사도바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것은 인간의 입에서 나온 가장 위대한 ‘비움과 채움’의 고백입니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교향악단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는 어느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을 지휘했는데 지휘하기 매우 어려운 곡인 베토벤 교향곡 9번의 순서에 있었습니다. 그 연주가 어찌나 웅장하고 감동적이었는지 연주가 끝나자, 청중들의 기립 박수가 그칠 줄 몰랐습니다. 그가 악단 쪽으로 돌아서자, 단원들도 환호와 함께 박수를 쳤습니다. 그러자 토스카니니는 단원들을 향하여 “신사 숙녀 여러분, 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여러분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모두 베토벤 덕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서서, 우리 모두 다 하나님께 이렇게 고백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 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모두 하나님 덕입니다.” 이 고백과 더불어 남은 이틀간 자신을 비우고, 하나님으로 채우셔서 밝아오는 2025년에는 하나님을 더 풍성하게 누리는 여러분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