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법과 즐기는 법
- 아래의 글은 이수관 목사의 글을 담임목사가 재편집하여 올린 글입니다.
최근 독일 출신의 슈틸리케 감독을 영입한 후 6개월도 채 안 되어 아시안컵 준우승이라는 화려한 성적을 이루어냈습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승리를 자축하기보다는 한국 축구의 현실을 지적하는 쓴 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쩌다 좋은 결과를 냈지만 한국 축구의 현실은 그리 밝지 않고, 한국은 축구를 기본기부터 새로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의 지적 가운데 하나는 한국은 이기는 법을 가르칠 뿐, 축구를 즐기는 법을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전술을 소화할 창의력이 길러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한국 사람에게 있어서 모든 것은 이기기 위한 수단입니다. 공부도 그 자체가 아니고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고,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서 실력이 조금 생기면 그 다음부터는 피아노는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닌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바뀌어 버려 피아노가 고통이 되어 버립니다. 그런 경향을 부채질 하는 것 중에 하나는 우리의 오랜 덕목 가운데 하나인 ‘고진감래’라는 말 입니다. 즉 고생 끝에 낙이 오니 참고 견디며 싫어도 하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에게는 공부도, 스포츠도, 음악도, 취미도, 모든 것이 다 나중에 올 행복을 위해서 참고 견뎌야 하는 고통이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보면 OECD 국가 중에서 수학은 1위 과학은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지만, 학습동기라든지, 그 분야에 대한 자신감, 선호도, 그리고 자기 주도력은 최하위 수준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즉 성적은 좋지만 그 분야에 대한 흥미가 없이 억지로 하고 있는 것이고 공부를 하면서 행복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공부든 아니면 어떤 분야든, 자녀들이 거기서 재미를 발견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부모에게 혼날까봐 또는 부모를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배우고 익혀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을 스스로 즐기고, 음미하면서, 행복해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 스스로도 자신의 일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직장에서 남보다 인정받기 위해서 지금의 고통을 참는 것이 아니고, 또 젊을 때 고생을 참으며 사업을 일으켜야 한다는 자세로 일하는 것이 아니고, 지금 여기가 하나님께서 심어주신 소명의 자리라는 의식을 가지고 내가 하는 일에 즐거움을 발견하면서 행복하게 일해야 합니다. 행복은 미래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지금 내 삶속에도 있음을 기억해야 하고, 행복과 최선의 삶(최선의 삶은 고통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함)은 병행될 수 있음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