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회 선택과 위임

 

 

 

 

   가정교회의 핵심 가치 중, 하나는 선택과 위임입니다. 성도들은 목장도 초원도 자기의 의사로 선택하도록 하고, 연합 교회는 사역을 위임해서 성도가 자기의 목회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목회를 맡겼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목회를 할 것인지 본인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맡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선택과 위임이라는 중요한 가치와 더불어 정확한 이해와 함께 절제와 균형이 필요합니다.

 

   첫째, 위임의 정신은 목자에게 목양을 맡기는 것입니다. 이것은 목사의 사역을 성도에게 떼어주는 것이 아니라 목양이 본질적으로 자신들의 것이라는 것입니다(엡4:11-12). 따라서 목자들이 목양은 자신의 사역이라는 것을 느끼고,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을 느껴야 합니다. 예로 한 목자가 만약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되어서 목장을 내려 놓겠다고 할 때, 담임목사님이 그럼 이 목장을 누가 맡을 것인가 뒷 수습을 하기보다 이럴 때 좋은 방법은 목자에게 본인의 사역이니 본인이 마무리 작업까지 끝내기를 권유합니다. 그 목장에서 후임 목자를 뽑아서 세우던지, 다른 목장에서 후임을 찾아오던지, 아니면 다른 목장으로 흩어지던지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고, 만약 흩어지기로 하면 각 목장 식구가 다른 목장에 잘 정착하는지를 확실히 하는 것까지 목자의 일입니다.

 

   하지만 성숙함도 부족하고, 사명감도 부족하고, 관계에 대한 기술도 부족한 목자에게 맡겨 놓았다가 혹시라도 한두 목장이 공중분해 되는 일이 생기면 작은 교회의 경우는 큰 낭패입니다. 따라서 담임목사는 각 목장이 다이나믹하게 움직이도록 돕고, 섬겨줘야 할 부분을 부지런히 살펴서 목자를 잘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담임목사와 목자는 시키고, 시킨 것을 수행하는 상하관계가 아니라 멘토와 멘티, 아니면 코치와 러너의 사이입니다. 관계에 관해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해 주는 멘토의 역할이, 관리에 관해서는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 하고 권하는 코치의 역할이 좋을 것입니다. 어쨌든 두 역할 다 ‘이렇게 좀 해 보지!’가 아니고, 감독하고 잘 못한다고 혼내는 것이 아니고 그들이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들이 물을 수 있도록 옆에서 가까이에 있어 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반드시 정립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목회 일기와 초원모임입니다. 두 가지가 모두 옆에 있어 주면서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도구입니다. 먼저 목회 일기는 360을 사용하던 아니면 다른 포멧을 사용하던 상관없이 일기를 쓰도록 가이드하는 것입니다. 목회를 하면서 느끼는 기대와 실망, 고민과 염려를 솔직하게 적도록 하면 초원지기기 어떤 점을 멘토링해야 하고, 코치해야 하는지가 보일 것입니다.

 

   두 번째, 초원모임은 목자들이 편하게 와서 본인의 마음을 마음껏 쏟아놓는 장소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따라서 식구들이 서로를 좋아하고 초원지기를 좋아하도록 편하게 대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1박2일 여행도 같이 가고, 여러 가지 이벤트도 함께 합니다. 그런 편안함 속에서 마음을 털어 놓을 때 그들을 성공시키는 멘토링과 코칭이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선택과 위임은 중요한 가치이지만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들을 방치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특별히 작은 교회의 경우는 목회자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관심은 내 목회를 그들에게 맡겨 놓고, 잘할까? 하고 전전긍긍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목자로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막10:44). 그렇게 본다면 가정교회는 진정한 제자를 만드는 방법이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