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마음 돌아보기

가정교회의 연륜이 쌓여갈수록, 성숙한 관계 안에서 환대받는 경험을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모습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감사하고, 우리가 소중히 지켜가야 할 사랑의 모습이기에, 바로 이 사랑이 어른들 사이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인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도 동일하게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이들이 신앙을 형성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무심코 놓치기 쉬운 아이들의 마음과 그들이 받을 수 있는 인상을 함께 살펴보고 싶어졌습니다.
아이들, 특히 교회와 기독교 가정 안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갑니다. 늘 착해야 하고, 규칙에 순응해야 하며, 모범적으로 행동해야 사랑받고 받아들여진다고 믿게 되는 마음의 짐입니다. 부모와 어른들이 바르게 인도하기 위해 건넨 말과 실망한 표정들이, 시간이 지나 아이들 마음속에서는 “나는 잘할 때 사랑받고, 못하면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인상으로 남기도 합니다.
이 짐은 아이가 어릴 때는 숨어 있다가, 자아가 자라기 시작할 무렵, 각자의 성격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드러납니다. 강한 성격을 가지지 않은 아이는 “잘해야만 사랑받는다”라는 메시지를 안으로 삼키며 겉으로는 문제없이 순종하고, 어른들이 보기에 ‘착한 아이’로 자라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실수하지 않으려고 질문하기보다는 안전한 말을 선택하며, 하나님 앞에서도 솔직함 대신 ‘바른 표현’을 선택하곤 합니다.
반대로 외향적인 아이는 같은 부담을 밖으로 밀어내며 “왜 꼭 이렇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늘고, 어른들의 눈에는 반항처럼 보일 수 있는 모습으로 숨 쉴 자리를 찾으려 합니다. 그러나 이 아이들 역시 하나님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조건적으로 보이는 사랑의 구조에 저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격은 달라도 아이들 마음속 질문은 같습니다. “나는 잘할 때만 사랑받는 존재인가?” “하나님도 나를 그렇게 보실까?” 이 질문에 복음적으로 답해 주지 못할 때, 아이들은 침묵으로, 거리두기로, 혹은 결국 믿음의 공동체를 떠나는 선택으로 반응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아이들이 갑자기 믿음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오래 버티다 생긴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로서, 교회 공동체로서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은 복음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지켜주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먼저, 아이의 질문을 서둘러 고쳐 주려 하지 않고 끝까지 들어 주는 연습해야 합니다. “왜 꼭 이렇게 해야 하나?”라는 태도 앞에 즉시 훈계로 반응하기보다 “그렇게 느낄 수 있겠구나”라고 마음을 읽어 주는 순간, 아이들은 자신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관계의 안전함을 경험합니다. 또한, 아이의 실패나 반항을 신앙의 위기로 보지 말고 예수님의 은혜를 가르칠 기회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도 너는 사랑받는 아이야”라는 메시지를 먼저 전할 때 아이들은 실패 속에서도 하나님께 돌아올 길이 있다는 것을 배웁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그것은 완벽한 어른보다 언제든 다시 하나님께 가도록 길을 열어 주는 어른입니다. 우리 교회에서 자라나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늘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나는 잘해서 사랑받은 것이 아니라, 사랑받고 있어서 다시 굳건히 걸을 수 있었어요.”
- 휴스턴 서울교회 백혜원 전도사






